백일몽
어릴 적 한동안 시름시름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었다. 새로 산 손목 시계가 시간 불문하고 아무 때나 울려서 시계가 없는 교실 안에서 손목을 움켜 쥐고 있기 고군분투 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금은방에서 문제를 해결한 뒤엔 불안이 가셨지만, 그때 왜 고작 이 삐빅 소리 때문에 그렇게 크게 반응 했었지란 생각이 들었다. 며칠이 지나도 낯설었던 반 아이들 때문이었을까. 사소한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움켜 쥐고 싶을 만큼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그랬던 걸까. 고등학교는 정말 조용히 다녔다.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은 말도 안 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도 같이 밥도 먹을 만큼 친했던 친구는 없던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도 아니었던 자신이 학창시절을 허무하게 소비 하였다고 해도 괘념치 않..
백도
2017. 2. 11.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