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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

BITTER

기도 冀圖 2017. 3. 11. 22:00
서울 중심가의 응급실에 섞인 여러 기계 신호음과 고함, 그리고 의료진들의 다급한 외침. 그 속에서 거세게 호흡을 강요하고 있는 그의 폐 때문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슴에 귀를 대어 본 의사가 쉴 새 없이 덜커덩 거리는 베드 옆으로 쫓아 오던 간호사에게 무어라 지시 하였다. 무의식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산소 호흡기를 꼬옥 붙들고 있어야만 해야할 때, 셀 수 없는 발자국 소리들이 재빠르게 수술실 안으로 사라졌다. 응급 수술을 항시 대기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투입 되면서 부터 호흡은 더 아슬아슬해져만 가고 있었다. 삶의 나락에 서 있는 듯 안개로 가려진 아래로 떨어질까, 말까 고뇌 중인 듯해 보이는 상태 였다.

위태로웠다.

살려야만 했다.

그가 누군지도, 그의 그도 누군질 알았기에 더욱.

마침 인력이 충분할 시간대에 도착한 덕분에 수술은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 되어 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센티넬과 항상 곁을 지키는 가이드. 항상 세력간의 전쟁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때, 그리고 웬 대낮에 배에 구멍이 뚫려선 응급실에 실려 왔단 말인가. 호흡기로 서리는 하이얀 김과 계속해서 괴로움을 토하고만 있는 눈썹 사이. 병원의 간부들이 제 발로 내려 와 손톱을 물어 뜯었다. 잠시 가이드가 한 눈을 팔고 있을 짬새에 하마터면 암살이 일어날 뻔 했기에 그에게 심혈을 기울였다. 곧 가이드가 이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아니, 그의 성격상 '처 들어 오다'가 맞는 표현일 것만 같다.

의사의 손이 벌벌 떨렸다. 상태가 굉장히 위급하기 때문에 응급처치만이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칼이 스쳐지나가 살벌하게 벌어진 살을 봉합 하려고 채비하며 물었다.

"가이드 님은."
"3분 뒤 도착이시랍니다."
"길어. 봉합 준비해."
"하지만 하지 말라고,"
"폭주 직전이야! 지금도 발작 신호 오는 거 안 보여?!"

결국 버럭해 버린 탓에 '알겠습니다'하며 잽싸게 도구들을 준비하여 놓는 간호사를 바라 보는 의사가 울먹였다. 이 분을, 우리 병원에서 죽게 만든다면, 온 식구가 죽고 말 거야. 그만큼 지금 이 시대에 센티넬 D와 가이드 B의 존재란 거대하고, 위대하고, 또 길섶이 넓은 자들이다.



병원에 도착한 백현이 다짜고짜 응급실 입구 앞에 냅다 차를 세워 놓고 내리자, 그새 자리를 잡아 점령한 기자들이 먹이를 본 새 처럼 쪼아 대기 바빴다. 전세계적으로 10대 뿐인 외제차 부터가 벌써 '나 도경수 가이드다'라고 광고 하고 있는 듯 하였다. 늘 그러 하였듯이 냉정하고, 사리분별 확실하기로 자자한 백현이 머리칼을 헝클어 트리며 펑펑 터지는 플래쉬 사이로 헤치고 들어 가려 했다.

웬만하면 별 소리 안 하려고 했지만, 얼마 못가 수술을 마치고 난다면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불편한 병원이 아닌 자택으로 자릴 옮겨야 하는데 그 때 까지 이런 상황이 주어져 버린다면 분명 그가 스트레스를 받아 할 것이다. 순간의 거친 판단이 내려진 백현이 결국 근처에 보이는 기자의 카메라를 앗아 내고는 그대로 맨바닥으로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 어수선 했던 주위가 싸- 해졌다. 하아...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모든 기자들을 둘러 보며 말 했다.

"씨발 카메라 다 내려."

그 엄숙한 괴리에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응급실로 들어섰다. 이성은 이미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정중함은 내버려 버린 듯 했다. 으득, 턱근육이 씰룩이는 모습이 육안으로도 예민하게 보일 정도로 신경질적이었다. 전직 톱스타이자, 현직 D의 가이드. B가 나타났다.






백도 BITTER
/기도 씀






셔츠의 단추를 여미며 한숨을 깊게 뱉었다. 온 몸의 사방이 불거진 상태로 등을 돌린 백현을 경수가 침대에 앉아 뚫어져라 보았다. 조금 전 까지 모든 옷을 홀라당 벗고 있던 알몸인 백현과, 코트 까지 갖추어 입은 경수. 차림새만 보아도 상황은 대충 알 법 했다. 시원찮은 눈빛을 쏘던 경수가 말 했다.

"적당히 하지. 몸 닳겠네."
"사생활엔 손 안 대기로 했잖아."

경수를 보자 마자 잽싸게 나갔다가 도로 방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와 얌전히 짐만 챙기고 허리를 잔뜩 숙인 채 방을 나서는 여자로 부터 단 한 번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제서야 뒤를 돌며 골반에 양 팔을 짚는 백현과 눈을 마주하며 왼다리를 꼬아 올렸다.

"이상한 얘기 나와서 괜히 나 까지 들먹일까 봐."
"그럴 일 없으니 함부로 들락날락 하지 마."
"여기 신혼집이야."
"올 때면 연락이라도 하든가, 그럼."

경수가 피식 웃는다.

"지조 있게 좀 살아라. 색욕에 매달리지 말고."

아무리 쇼윈도 부부 라지만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말 해 버리자, 자존심이 건드려져 신경질이 나 버린 모양인지 백현이 듣기 싫다는 양 소파에 털썩 앉아 리모컨을 잡아 티비를 켰다. 금세 또 팔짱을 끼고 일어선 뒤 슬금슬금 걸어 오며 잔소리를 직격타로 쏘는 경수 덕에 백현이 입술을 앙 다물고 볼륨을 계속 올렸다. 이젠 아예 관심도 없다는 듯 드러 누워 버리는 백현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커피 가져 올게."
"안 가고 왜."
"여기 까지 왜 왔겠냐 네 놈 직접 모시러 왔지."
"아 오늘 일 있는지 몰랐네."
"그니까 신혼집에서 신명나게 놀고 계셨겠지."
"커피."

싸가지 없는 새끼... 라고 읇조리며 경수가 방을 나섰다. 머신이 있는 주방으로 향하며 커피를 내리면서 주변을 둘러 보았다. 마련하려고 사이 좋은 잉꼬 부부인 척 손 잡고 들어와 랄랄라 하던 때가 눈 앞에 스쳐 지나갔다. 애초에 서로의 권력과 자본을 위한 결혼이었기에 별 반감은 없었다. 저 새끼가 완전 문란한 놈이란 걸 알기 전 까진. 논란 한 번 난 적 없던 상위 계열 가이드 라서 과거고 현재고 행세가 멀끔할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더라.

난 어차피 하던 일만 하면 되는 거니까. 경수는 최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둘이 붙어 있기만 하면 불 부터 붙이고 누구 하나 게거품 물 때 까지 치고 박고 싸우니까 이미 양가에선 별거 까지 동의한 상태이다. 물론 외부 인간들은 아무도 모르고. 짙은 색의 커피가 담긴 백현의 잔을 보며 생각 했다. 침 뱉어 버릴까. 하지만 곧 그만 둔 뒤 방으로 향했다. 어째서인지 뱉으면 똑같은 또라이가 되는 것 같아서 였다.

소파 앞 테이블 위로 잔을 내려 놓으며 말 했다.

"주차장에 있는다. 40분 내로 알아서 내려 와."
"......"

분명 티비에 시선은 꽂혀 있는데 대답이 없다. 여전히 도도한 척 지 혼자 쌔끈한 척, 척이란 척은 다 하는 놈. 경수가 주머니 안으로 손을 꽂아 넣고는 차키를 만지작 거렸다. 뒤를 돌아 걸으려던 순간 티비 속 아나운서의 음성이 들려 왔다. '...의 소행으로 추정 됩니다. 이후 안림 대표 D와 D의 가이드 B는 오늘 기자회견을 가질...' 위독 했던 당시에 응급처치로 살을 꿰맸던 부분의 살점 위를 덮은 코트를 더듬었다.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고, 섬뜩했던 날이다. 그 사건은 앞으로의 도전을 위해 경수를 더욱 끄떡없게 만들어 주었다. 센티넬로 태어나, 한 군단의 수장이 되리 까지 부터 이미 예견하고 있었으니까.



*


"간만 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런 상황에선 줄곧 경수가 아닌 백현이 입장을 표명 했다. 경수는 안림에 대한 중요한 안건이나 문제가 있을 때 언변 했고, 대게 기자 회견 같은 경우 떠벌 거리는 것은 백현이라고 알면 된다. 불과 몇시간 전 널부러저 있던 것과 달리 메이크업 까지 마치고 수많은 플래쉬 앞에 앉은 둘은 무표정이었다. 간혹 가다 눈썹을 구부리는 등 여러 표정을 보여 주는 백현과 달리 경수는 평정심을 유지 했다. 꼴에 부부 라고 체어를 붙여 놓은 것을 보곤, 서로 앉으면서 반대 방향으로 체어를 스윽 빼었었다.

"보시다 시피 대표 님 께선 아직 안정을 취하고 계시지만 멀쩡히 이동하실 수 있을 정도로 상처는 완화 되었습니다. 완쾌를 위하여 저는 간호에 더욱 신경 쓸 것이며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참석 했습니다. 아... 그리고 불안 하단 말을 참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이 한국의 상위계 센티넬을 거느르고 환경을 정비하는 가장 큰 위력을 가진 센티넬 군사, 안림. 그 대표 자리에 앉은 경수는 여태껏 연구원들이 예측하던 랭크들을 뛰어넘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자이다. 그런 센티넬이 한국계란 것도, 한국 최고의 기업이자 관리 기관인 안림을 이끄는 것도 전부 국가의 보물이다 이 말이다. 큰 그룹을 몰고 다니는 부모님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치를 하시는 분도 아니고 경수를 이렇게 큰 물에 빠트리게 만든 것은 센티넬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중 상위 계열의 가이딩 능력을 가진 백현을 만났고, 자본과 권력을 위해 결혼 했다. 애초에 정이란 없었다. 서로 이득만을 취하기 위해 만남을 가진 게 꼭 틀린 말은 아니니까. 하지만 논란 한 번 된 적 없던 톱스타 라기에 얼마나 또 행실이 바를까, 싶었던 건 착각이었다. 이런 문란함 같은 문란함도 또 없더라. 어차피 이런 새낀 줄 알았으면서도 결혼 했을 테지만. 경수의 턱근육이 씰룩 하였다. 열 받아.

"... 이로 인해 카리오와 힘을 합쳐 사회 청결에 대한 규율을 더 강화할 예정 입니다. 신생 센티넬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는 늘 그러하듯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며..."

센티넬 판정을 받은 순간 부터 이미 앞으로의 도전에 대해 이를 악 문 것은 당연 했다. 더 높이, 더 위로 향하기 위해 끝 없이 노력할 테니까. 최상위 랭크로 기록된 내 이름 아래 자손들에게 무한한 영광을 물려줄 테니까.

"하고자 하였던 말은 모두 한 듯 합니다. 질문 받습니다."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다. 백현이고, 경수고. 질문 받겠다 하지 말라 했잖아. 경수가 짜증이 난 눈빛으로 잠깐 째려 보자 백현이 빙글 거리며 웃었다. 이런 걸 즐기는 타입인 변태 같은 취향인 걸까 꼭 청개구리 짓을 하지 않으면 성이 차질 않나 보다.

"안경 쓰신 분."

맨 앞줄의 안경 쓴 기자를 턱으로 가르켰다.

"2세 계획은 여전히 없으십니까?"

이를 으득 물었다. 매달 정기적으로 있는 검진 때 잠깐 폭주 하고 살 맞대는 새끼랑 2세는 무슨 씨발. 논점이 아니어도 항상 나오는 질문에 진부해서 헛웃음이 나기도 잠시 백현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기울이며 경수에게 말 했다. 그것도 마이크에 입을 댄 채로.

"자기가 대답 할래?"

눈을 질끈 감았다. 네가 진정 돌았냐며 훈수를 놓고 싶었지만 지금은 실전이다. 화답으로 웃어 주며 자신의 앞으로 마이크를 끌어온 경수가 나지막하게 말 했다.

"육아가 아닌 일에 최대한 전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정은 있는 건가요?"
"이만 하겠습니다."

'안림 대표 D, 2세 질문에 또 자리 피해... 어떠한 낌새가?'

제멋대로 일어서선 허리 숙여 인사한 경수가 백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가 곧바로 술렁이는 회견실을 나섰다. 홀로 남겨진 백현은 잠시 눈동자를 위로 아래로 굴렸다가 곧 씨익 웃으며 경수가 나간 길을 따라 나섰다. 둘 모두 알고 있겠지. 최악인 서로를 알게 된 이상 더이상 우아해지지 못 하리란 것을.



*



"기생오라비가 웬 일."

회견실을 나서고 나서 좌측으로 몸을 틀면 대기하던 스위트룸이 나온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설렁설렁 걸으며 들어서던 백현이 경수와 대화를 나누던 찬열을 보며 찬열을 지칭하는 말을 뱉었다. 백현을 슬쩍 쳐다 보곤 도로 경수에게 시선을 돌리는 탓에 비죽이던 웃음이 싸악 가라앉는다. 둘에게 다가 서며 말 했다.

"둘이 연애 하냐?"
"헛소리 하지 마."

하면 뭐 어때. 아랫입술을 내밀며 말한 백현이 한 뼘이나 더 큰 찬열을 올려다 보았다. 카리오의 수장. 그리고 친구. 아예 인사도 없는 게 불만이었는지 백현이 시선을 떼지 않자 찬열이 그제서야 눈을 마주쳐 주었다.

"오랜만이네."

차림은 마치 제 기자 회견인양 수트 까지 차려 입고. 가지도 않고 숫가락이나 얹어서 찬열을 견제하는 백현이 내키지 않던 경수가 고개를 저으며 나갈 채비를 하였다. 룸 안엔 필요 인원 외엔 없었다. 하지만 갑갑한 기분이 들었다. 찬열이 말 했다.

"경수야 점심 같이 할래?"
"선약 있어. 먼저 간다."

룸을 나서려는 경수가 잠깐 뒤를 돌자 백현이 씨익 웃으며 손바닥을 들어 흔들었다. 입모양으론 '경수야 잘 가'라고 속삭이자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 가던 길을 가는 탓에 리얼 웃음이 터져 킥킥 거리고 웃었다. 더 머무를 이유도 없고, 집이나 가려던 백현이 무언가가 아차 싶었는지 멈추었다.

"넌 왜 안 가고 그러고 있냐?"
"일 있어서 온 거야. 경수 보러 일부러 온 거 아니니까 가시 세우지 말지?"
"물어 본 게 죄다 죄야."

마치 타령을 부르듯 흥얼 거리는 백현이 룸을 나섰다. 찬열은 백현이 안림에 발을 들이고 나서 알게된 인물이다. 안림과 양대산맥인 듯 아닌 듯한 또 다른 군사 기관 카리오. 딱히 반가울 만한 인물은 아니다만 손을 잡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경수의 의견에 별 생각 없이 동의 했다. 솔직히 일을 더 잘 하는 건 도경수니까. 오랜만에 아침부터 부대끼니까 피곤하네. 이미 몇시에 자면 몇시 즈음 일어날까, 를 생각하는 점심날의 백현이었다.



*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특히 그 중 탑엔 변백현이 속하지 않을까 싶다. 한밤중에 전화 한 통만으로 이를 아주 바득바득 갈아대며 모자를 눌러 쓴 뒤 차를 모는 경수가 있는 욕 없는 욕을 모두 지껄여 대었다. 전화 속 인물이 일러준 장소로 가기 위해 도로 위에서 핸들을 꺾고 꺾고 꺾고 해서 도착한 곳은 한 낡은 호프집이었다. 참 안 어울린다. 매일 이름도 외우기 쉽지 않은 양주만 마셔대더니 이런 데가 웬 말인가. 차문을 쾅 닫고 내린 경수가 성큼성큼 들어 가자 백현은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 몇 테이블 없었기 때문이었다.

"데려 가겠습니다."

듣기에 따르면 오늘이 동창회인가 뭐, 그렇단다. 술냄새 진-하게 풍기는 변백현의 팔을 어깨에 걸친 채 호프집을 나섰다. 이 새끼가... 다리에 힘을 하나도 안 주고 있어...

"살 빼라 또 부를 거면......"

평소 주당인 백현이 이렇게 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얼마나 마신 건가. 어쩌면 주량이 높은 백현이 쓰러지는 게 궁금해서 저들이 무자비하게 마시게 둔 걸지도 모르겠다. 헌데 그 정도는 변백현 자기 혼자서도 통제할 수 있는데. 몸을 조수석에 올려 준 뒤 안전벨트를 채운 경수가 문을 닫으며 운전석으로 뛰었다. 사진이라도 찍히면 곤란 하니까.

경수의 집으로 데려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변백현의 집을 아는 것도 아니었다. 관심 자체가 없으니까. 우선 신혼집으로 목적지를 지정한 뒤 매끄럽게 도로로 빠졌다. 취해서 몸도 못 가누더니 아예 새근새근 잠에 빠진 백현을 운전하다 흘끗 보았다. 저 순둥이가 성격은 그 지랄이니.

"철 좀 들어라. 언제 까지 부모님 속 썩일래. 여자도 그만 만나고."

이대로 쭈욱 올라갈 수만 있다면 평생 놓지 못할 사람이라 자꾸 신경이 쓰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난 네가 관대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비록 비즈니스 때문이긴 해도, 한 번 하는 결혼 끝내 주는 인간이랑 하는구나 싶었지. 듣고는 있냐 쓰레기 자식아."

가이드만 아니었어도 언제 묻힐지 모르는 연예계에 나동그라져 있을 텐데 너도 나도 구원자인 셈 아닌가.

"극단적인데다가 심지어 할 말도 다 해."

주차장에 들어선 경수가 운전석에서 내린 뒤 조수석 문을 열어 백현의 팔을 또 다시 어깨에 걸쳤다. 축 늘어진 몸이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마치 일부러 더 그러는 것 처럼. 깬 것 같은데. 잠깐 상황 파악을 하는 경수의 귀로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백현이 크크 웃으며 제대로 일어선다.

"눈치 하난 빨라. 늦었는데 자고 가. 싫음 말구."

뭐야 완전 맨정신이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백현이 휘청이며 주차장 기둥에 퍽 하고 부딪쳤다. 아니네. 하는 수 없이 집 안 까지 바래다 준 뒤 귀가 해야겠다. 경수가 백현의 팔을 덥썩 잡아채자 또 휘청하며 가슴팍에 기대 온다.

"집 까지만 제발 조용히 가자."

차 안에서 하였던 혼잣말을 들었을까. 하기야, 들었으면 이렇게 얌전할 리가 없지. 그러고 보니 요 몇년간 함께 신혼집을 향하는 게 집 계약 할 때 빼곤 단 한 번도 없었다. 취지가 좀 짜증나긴 하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



꽃다발을 받아 들며 경수가 활짝 웃었다.

"감사해요 어머님."
"백현이랑은 여전히 사이 안 좋니?"
"늘 그렇죠."

곧 있음 안림 창립 10주년 기념회가 열린다. 하지만 그 날 한국엔 안 계실 백현의 부모님이 미리 축하해 주러 직접 회사 까지 경수를 찾아 왔다. 소파에 두 분을 안내하며 말 했다.

"연락 주시면 제가 갔을 텐데요."
"네 제 2의 생일 아니겠니. 제 발로 와서 축하해 줘야지."
"... 감사합니다. 아 창 닫아 드릴까요?"

잠깐 바람을 쐬려고 열어 두었던 창문이 신경 쓰여 묻자 어머님이 고개를 저으셨다. 어떻게 이런 인자한 두 분 사이에서 그런 망나니가 나왔단 말인가. 입 안에서 맴도는 말을 감추려 입술을 혀로 훑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차 내 오라 하겠습니다."

아버님이 말씀 하신다.

"아냐. 금방 갈 거야. 그리고 그 꽃다발은 꽃다발일 뿐이고 진짜 선물은 당일날 연회장으로 보내 줄게."
"굳이 안 그러셔도 돼요. 변백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구요."
"걘 너무 무뚝뚝해. 학생 때 부터 우릴 완전 모르쇠 하며 자랐지."

아버님은 어머님이랑 성격이 판박이셨다. 성향이 맞는 사람과 같이 사는 기분. 문득 어떨까, 하고 궁금해졌다. 동시에 변백현이 얄미운 얼굴로 메롱 메롱 거리는 게 떠올라 이마 위로 핏줄이 불끈 섰다.

"참석 못 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지금이라도 축하해 주시니 섭섭함이 좀 풀린 것 같은데요."

백현은 그냥 원래 부터 성격이 또라이인가 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변백현은 단 한 번도 경수의 부모님에게 찾아간 적이 없다. 여전히 결혼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런 눈치인 것 같았다. 인생 제멋대로 사는 데엔 갑 중에 갑이다. 반면에 경수는 백현의 부모님과 자주 교류를 갖는 편이었다. 가끔은 같이 변백현 욕도 하기도 하고.

이제 갈 시간이 된 듯 자리를 일어나는 두 분 께 허리를 숙였다.

"조심히 들어 가세요. 죄송해요, 제가 자리를 못 비워서."

앞으로 20분 안으론 전화나 문자 한 통이 오게 될 것이다. 항상 백현의 부모님과 백현을 호박씨 까듯 까내리다가 흩어질 때면 꼭 고나리를 하시기 때문이다. 왜 그랬냐, 왜 그러냐. 얼마나 지났을까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경수가 휴대폰 진동에 눈을 떴다. 수신자는 변백현. 피식 웃었다. 문자 내용은 예상 대로 였다. 한결 같은 놈.

[너 또 내 얘기 했냐?]



*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 보라. 하얀색이든 까만천이든 인물이 누군가에 따라 안대의 색은 달라진다. 그리고 그 안대를 언제 푸느냐가 사회 생활의 관건이다. 공기가 답답했다. 물론 변백현과 한 공간 안이어서. 연회 준비를 직접 함으로서 경수가 직접 행차 하였다. 물론 항상 대동하여야 하는 백현을 덜렁덜렁 매단 채. 벌써 말일이라는 것을 떠올린 백현이 봉에 양 팔을 기대 다리를 꼬며 말 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달은 검진이 없었네?"
"바빠서 뺐어. 왜, 자고 싶냐?"
"오늘 유난히 예민하네. 그냥 그렇다고."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마. 행사에 집중해. 버는 돈 흥청망청 쓸 생각 그만 하고."
"넌 왜 자꾸 나를 중재하려고 드냐 맨날?"
"중재? 내가 제 삼자냐?"

백현이 손가락으로 느릿하게 봉을 톡 톡 두드렸다.

"그럼."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야."
"네가 기면 나도 좀 온순해질 생각이 있단 말이지. 치고 박고 싸우는 거 질리지도 않아?"

마침 엘레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백현을 응시하며 걸음을 쿵쿵 내딛는 경수가 말 했다.

"그래. 존나 재밌어 씨-발 새끼야."

이제 좀 탁 트인 공기를 마시게 되어 경수가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 넥타이 때문이 아닌데도, 손이 저절로 향했다. 금세 옆으로 졸졸 쫓아온 백현이 경수에게 바짝 붙으며 입을 열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생각해 보니 난 이런 것도 괜찮은데. 이 참에 진짜 부부 노릇이나 할래?"
"허파에 바람 들었니? 하던 대로 굴어."
"이게 하던 대로잖아. 자상하고 쿨한, 뭐 그런 걸 바라?"
"갑자기 왜 이래 징그럽게."

왜, 부분데. 하며 어깨를 팔로 감싸려던 백현을 경수가 몸서리를 치며 내쳐 버렸다. 젖은 강아지 마냥 상처 받은 표정을 지어 보이던 백현이 새로운 놀이감을 찾은 것 처럼 헤실헤실 웃었다. 오늘 따라 연회장으로 향하는 길이 멀다.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 조금만 스쳐도 어흥. 이것도 지루해져선 돈을 무릅쓰고 이혼을 생각 하던 생각이 싹 날아 갔다. 제기랄 돈 뿌리는 것 보다 도경수 놀리는 게 더 재밌다.



*



"그럼 그 구역 까지 우리가 맡을게."

경수가 말하자 찬열이 고개를 끄덕인다. 친구인 찬열과 오랜만에 식사 자리를 가지며 일 얘기를 하였다. 식사는 경수가 좋아하는 일식이다. 물 한 모금을 마신 경수가 젓가락을 내려 놓았다.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어."
"우리도 마찬가지야. 네가 무사했으니 다행이지. 근데 어떻게 무례하게 가이드를 놔 두고 봉합을 할 생각을 하지?"
"상처를 바로 매지 않았다면 과다 출혈로 폭주 했을 상황이야. 다행인 셈이지."
"흉터지잖아. 변백현 그 자식은 맨날 혼자 놀러 다니다가 큰 코 다치고 정신 차렸겠네."
"내비 둬. 쪼대로 살게."

서로 죽이고 편 먹고 엉망진창이었던 예전 센티넬의 시대는 지났다. 찬물도 위 아래가 있듯 위가 아래를 지배해야 할 때. 그 정상에서 경수는 모든 곳을 내려다 보고 있다. 새로운 규칙을 세웠다 이 말이다. 휴대폰이 우웅- 하고 진동한다.

"도경수입니다."
-너 어디서 뭐 하냐?
"잠깐 점심."
-누구랑.
"사적인 일이야. 가이딩 필요 없어."
-일에 그만 얽매이고. 그냥 묻는 거야.

잠시 혀를 굴리던 경수가 대꾸 했다.

"박찬열. 왜 전화 했어."
-그래.

뚝. 끊긴다.

"뭐야."

왜 전화 했냐니까 끊네. 찬열이 황당해 하는 경수의 낯에 누구냐고 묻자 경수는 그냥 고개를 저었다. 쩝, 하고 입을 열었다 다문 경수가 다다미로 부터 일어서며 말 했다.

"우선 구역은 그런 걸로 알고, 이만 가자."

식사로 만났으면 식사로 맺고 끊는 경수에게 뭐라 할 말이 없는 찬열은 그저 주억 거렸다. 식당을 나서면서 경수가 생각 했다. 요즘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일에 쩔어 있어 보일까. 아님 얼마 전 사건 때문에 여전히 환자 처럼 보일까. 언짢은 기분으로 무언가를 그냥 지나쳤다는 것만으로만 머릿속이 메워졌다.



*



연회 당일이다. 먼저 호텔로 향한 경수를 뒤로 하고 백현이 고심에 빠졌다. 그래도 기쁜 날인데 꽃다발 하나 즈음은 가져 가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곧 밤새 고민하게 될 것 같아서 그냥 핸들을 확 꺾어 꽃집으로 향했다. 도경수가 꽃다발을 건네 주는 내 모습을 보곤 또 어떤 반응을 보여 줄지 궁금 했기 때문이었다. 습관적으로 창문을 내렸다가 아, 하며 닫았다. 약 1년 전 경수의 잔소리를 이기지 못 하고 결국 금연 하던 때가 생각 났다.

... 내 졸업식 날에도 못 받아본 꽃다발을 내가 갖다 바친다니 조금 웃겼다. 함께 부대낀 4년간 무슨 일이 있었다면 있었고, 없었다면 없었다. 꽃집 앞에 주차를 한 백현이 성큼 내려 달음질 하며 안으로 들어 섰다. 백현을 단번에 알아본 가게 주인이 두 팔 걷고 나왔다. 화환 보단 직접 건네 주는 거에 반응이 더 세겠지.

"축하... 라는 의미의 꽃이 있나?"
"포인세티아 라고 있는데 한 번 보시겠어요?"

붉은색의 처음 보는 모양의 꽃이었다. 꽃말만 이상한 게 아님 상관 없으니까 우선 수두룩 빽빽하게 좀 해 달라는 귀찮음이 묻는 말에 주인은 냅다 달려가 꽃다발을 만들기 시작 했다. 꽃향기 가득한 넓은 공간 안이었지만 진짜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 였다. 이런 데서 일을 한다고? 둘러 보고, 둘러 보다 꽃다발을 받아든 백현이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 뒤를 돌아 나서려 하자 의외의 인물과 마주쳤다.

"뭐야."
"뭐긴."

꽃이잖아 좀생아. 백현이 까칠하게 말 하며 찬열을 제치고 차로 향했다. 한 손엔 꽃다발을,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시건방지게 터벅터벅 걸어 가는 백현을 얍실한 눈매로 쳐다 보던 찬열이 또 냅다 달려온 주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경수는 잠재된 능력이 엄청나다면, 찬열은 딱 보기에도 큼지막한 떡대에 아우라가 엄청난 인물이었다. 그 위엄에 움츠리며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주인에게 말 했다.

"쟤랑 똑같은 걸로 주세요."



*



'오늘 하루 즐거운 날이 되셨음 합니다.'

거대하고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 무려 안림의 창립 10주년. 여러 유명인사들과 고위층 간부들이 참석 하였다. 그 중엔 카리오의 임원들도 빠지지 않았다. 민간인과 센티넬이 섞이는 유일한 시간 중 하나가, 이러한 파티 였다. 스테이지에서 축사를 마친 경수가 내려 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아래에 있던 백현이 그 잠깐의 틈에 미리 차에서 들고 온 꽃다발을 들고 다가 가려 하였지만 이미 누군가가 같은 것을 내밀고 있는 와중이었다. 잔뜩 장난기 서려 있던 안면이 서서히 굳어지면서 걸음이 멈추었다. 너무나도 낯선 모습이었다. 도경수가 웃는다.

내가 가진 것과 같은 꽃다발을 보고 웃는다. 과연 내 것을 받았을 때도 저랬을까. 확연하게 균열이 일어난 표정으로 쭈욱 주시하고 있자니 도저히 못 봐 주겠는 것이다. 분명히 백현의 것을 보곤 따라 산 게 분명 했다. 곧이어 한 팔로 찬열을 감싸 안아 포옹 하는 도중 멀리서 눈이 마주쳤다. 민망 했다. 의연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고개를 숙이며 꽃다발의 포장지를 만지작이자 발걸음 소리가 가까와져 온다. 저 자식에 비해 한참이나 작아진 기분이었다. 이러한 관계를 자초해 낸 것은 자신인데도, 짜증이 솟구쳤다.

"... 야 무슨 꽃다발이야."

도경수다. 고개를 슬쩍 들어 눈만을 치켜 뜨자 웃는 둥 마는 둥 하는 게 보였다. 너무 처절 했고, 조촐해진 존재감에 화가 났다. 결국 인상을 쓰고 만 백현이 꽃다발을 사뿐히 내려 놓듯 바닥에 툭 던졌다. 사락, 하고 떨어진 꽃다발로 경수의 시선이 향한다. 연회장 내부는 매우 시끌시끌 했다. 사람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소란이 일어나도 모를 만큼.

결국 경수와 눈 한 번 마주친 채 그대로 뒤로 돌아 멀어지는 백현을 뚫어져라 보다 꽃다발을 도로 주워선 빠른 걸음으로 문을 열어 제끼곤 나가 버리는 백현을 쫓았다. 박찬열과 같은 꽃. 포장지 까지 같은 꽃다발. 뭔가 이 부분에서 변백현이 화가 난 요인이 있는 것 같은데 감이 잡히질 않는다.

"변백현!"

기꺼이 엘레베이터를 지나 비상계단으로 향해 버리는 백현을 끝 까지 쫓을 생각으로 따라 내려 가다 갑작스레 멈춰 버리는 백현 때문에 걸음이 멎었다.

"왜 따라 와."
"그냥 가려고 하면 어떡해. 오늘이 어떤 날인데."
"사람들은 참 이상해. 기념일 안 챙기면 무슨 사단이 나? 뭐 하려고 챙기는지 모르겠어. 그럼 그 하찮은 꽃다발을 살 이유도 없어질 텐데."

억양을 들으면 백현이 지금 머리 끝 까지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항상 싸우지만 이 정도로 화를 냈던 적은 없었다. 계단과 계단 사이인 여기서 무얼 하겠단 말인가.

"알았어. 그런데 들어 가서 얘기해."
"저 새끼가 내 거 따라 산 거야. 내가 먼저 산 거라고."

연회장이 있는 방향을 가르키며 역정을 내는 백현을 타이르려 들었다.

"그냥 너도 주면 되는 거잖아."
"내가 주는 건 버릴 거잖아."

앞으로도 쭈욱 이번 일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울컥 차 오르자 백현의 눈시울이 불거졌다. 맨날 놀러만 다니고 잠자리 아니면 못 사는 애가 고작 억울함 하나에 울려고 드는 게 웃겨서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아 내었다. 솔직히 조금 안쓰러우면서도 귀엽다고 해야 할까...

"다 너 때문이라는 건 핑계 라고 치자. 화 좀 가라앉혀."
"이대로도 괜찮을 줄 알았어. 돈이 전부인 줄 알았으니까. 근데... 좋아졌어."
"... 평생 이대로일 줄 알았던 건 나도 하던 생각이야."

변백현이랑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도 있기야 했던가. 눈동자에 담긴 억울함이 자꾸만 피부 위로 닿아 와서 부담스러움에 고개를 살짝 피했다. 매일 말싸움으로 씨름 하던 놈이랑 갑자기 간지러운 말을 하려니까 고된 센티넬 훈련을 받던 때 보다 못견디게 힘들었다.

백현이 애 처럼 수트 자켓의 소매로 눈을 비비다가 결국 자기가 먼저 경수를 끌어 안아 왔다. 결국 놀리려고 꽃다발을 산 게 아니란 걸 스스로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코 까지 훌쩍이며 소리 없이 우는데 지난 4년의 무료함이 녹아 내리는 것 같았다. 자존심도 대단한 놈인데, 지금이 지나면 또 얼마나 이불을 차 댈지 모르겠다. 이번엔 내가 변백현을 골려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건가? 경수가 웃으며 백현의 등을 아프지 않게 두들겼다.

앞으로 고칠 일도 바로 세울 일도 많겠다 생각 했다. 이 바보 강아지를 제대로 키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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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족한 것 같으시다고요? 네 맞습니다... 저도 느낍니다. 죄... 송... 합... 니... 다...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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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해삼 안녕하세요! 백도전력에서 보고왔습니다! 이 다음에 백도는 사이가 좋아지겠지요???ㅠㅠ여전히 배틀호모일것같지만 달달해졌음좋겠네요ㅎㅎㅎ잘읽고갑니다!! 2017.03.12 08:01
  • 프로필사진 기도 冀圖 아무리 더뎌도 마음을 확인 했으니 그렇겠지요?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일요일 좋은 시간 되세요. :) 2017.03.12 11: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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